태국 방콕 혼자 여행 1일차 : 룩 호스텔 / 차이나타운 / 오딘 크랩 완탕면 / 바하오티엔미 / 수완나폼 국제공항

비행기 타는 날.
일단 학교를 가봐야 되그든요. 교수님이 절 기다리시기 때문에 ~
평소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후문 올라가는 길 ㅋ ㅋ ㅋ
하 근데 개강 이틀차라 언덕 오르는 체력 다 떨어짐

강의 끝나고 갑자기 ㅅㅊ이가 가진 기프티콘으로 도미노 피자 조짐
ㅎㅎ.. 같이 먹기로 한 내 교촌 깊티는 내가 이미 먹어버렸는데.. ㅎㅎ
우리 착한 ㅅㅊ이 누나횽들이랑 같이 먹겠다고 남겨놓았다고 함
ㅈㄱ이 보내고 나랑 ㅅㅊ이는 대운동장 산책하다가 집에 왔다!

난 이미 떠날 준비를 마쳤기에 여유를 부릴 수 있었지롱


인천대교가 보이는 인천 본가에서 하루 자고 다음 날 공항에 일찍 도착했다.
우리 아빠 마일리지로 끊은 대한항공!!
전에 만나던 사람 만나러 러시아행 비행기 혼자 탔던 거 빼고
오랜만에 비행기를 혼자 타는 거시여요

한 20분 만에 카운터에서 체크인 끝내고 면세는 살 것도 없거..
바나나 우유 마시면서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는데 글쎄!
자꾸 문짝만한 사람들이 주위에 돌아다니는 거임
우와.. 무슨 농구 선수들인가? 했더니 배구 선수들!!!


내가 유일하게 아는 배구 선수가 바로 문ㅅㅓㅇㅁㅣㄴ 선수인데,
딱 그 팀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은 빠르게 요리조리 ㅁㅅㅁ 선수를 찾았건만 전~혀 보이지 않아서 안 오셨나보다 했다.

어디계세요 선수님...
유지태 다음으로 내 마음을 불태웠던 유부남 ㅁㅅㅁ님
눈에 보이는 배구선수분들 다 멋졌지만 진심 꼭 보고싶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내 친구 ㅁㅈ가 ㅁㅅㅁ님을 좋아해서 더 꼭 만나보고팠음

계속 기내를 눈으로 훑으며 자리에 착석했다 ㅎㅎ
내 앞에 있는 선수분도 키 이메다에 엄청 멋있는 분이셨다...!!!!
30년치 눈호강함


그렇게 횡재했다는 마음 반 피곤함 반으로 이륙했는데,
내 옆자리에 앉으신 분이 "배구 좋아하세요?"하고 말을 거셨다.
나 - "??? 배구는 안 보지만.. 혹시 기내에 ㅁㅅㅁ 선수 있는 팀 타지 않았어요?"(라고 했던듯)
그랬더니 본인이 이 배구팀 콘텐츠제작 피디라며, 저기 ㅁㅅㅁ 선수 있으니까 비행기 내려서 같이 사진 찍어도 된다고 하셨다.....!!!!!!!!!
또 나랑 전공도 같으셔서 이런 저런 얘기하고 흥미로웠다.
나도 디컨에서 인턴해봤기에.. 대충 어떤 강도의 업무를 하실지 예상이 가더라…ㅠ

일단 여행 시작부터 뭔가 풀리는 조짐이 좋은 걸~
새로운 사람들 만나는 일을 좋아하기에 비행기서부터 낯선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웠다.
궁금한 인간이 있으면 꼭 말 걸어봐야되는 성격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그분께서 갑자기 나한테 "외향형이시죠??" 하셨다 ㅋㅋㅋ
맞다고 했더니 자기도 외향형이라고, 옆자리 앉아서 반갑다고 하셨다.
그러다가 갑자기 잠들었다.



밥 때가 되니까 눈이 떠졌다. ㅋㅋㅋㅋㅋ
ㅁㅅㅁ 선수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두근두근
얼마나 잘생겼을까... 상상하며 기내식 먹기
방콕행 대한항공 기내식은 블랙페퍼치킨!
먹다보니 양이 많길래 의도치않게 소식했다.

요즘 기내 엔터테인먼트에는 아이돌 노래도 있나보다. (원래 있었을 수도
새벽에 아이돌 노래 많이 들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심해서 기내에서도 들을까 했쥐만 꾹 참았다.

조금 사람 마음이 차분해질 필요도 있는거야 구치...?
티 한 잔하면서 조용~히 가는 중

방콕에 다와감!
옆에 앉으신 피디님께 선수들 방콕에서 뭐하냐고 물어보니까,
태국 내 타지역으로 전지훈련을 간다고 하셨다.
나는 배알못이라 궁금한 것이 많았으나 입꾹닫...
일하러 가시는 거니까 귀찮게 하고 싶진 않았다.

이 강줄기를 다시 보다니 🥹
태국에 다와가는 것이 실감났다.

내리기 전, 옆자리 피디님과 인친도 맺고 채널 구독도 눌러드렸다! ㅎㅅㅎ
생각해보니 ㅁㅅㅁ 선수님도 비행하고 피곤하실 것 같다는 생각에,
사진은 안 찍는 게 낫겠다 싶었다.
그래서 피디 언니랑만 마지막 인사하고 비행기에서 내렸다.

???? 긍데 짐 찾으려고 기다리던 도중에 피디언니를 다시 만나서ㅋㅋㅋㅋㅋ
언니가 사진찍으라고 자리를 만들어주셨다.
ㅁㅅㅁ 선수님 미모에 취하고 언니의 잔정에 취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수님 왕년에 정말 날라다니셨다던데 유튜브 영상이라도 봐야지 싶었다.
사진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 뒤로 공항철도 타러 가는 길.
캐리어가 너무너무너무너무 무거워서 짐 다 갖다 버리고 싶더라.
소매치기 많아졌다고 해서 담뱃갑에 5000바트 넣어옴 ㅋㅋㅋㅋㅋ 뒷주머니에 넣고 다녀도 안 훔쳐가더라.. 그저꼴초인 줄 알았을 듯


엉덩이 아픈 공항철도 의자에 앉아 혼자 가려니 어색했다.
이전 방콕 여행에서는 항상 동행인이 있었기 때무네,,
그런 외로운 생각도 잠깐, 옆자리 애기가 나를 신기하게 쳐다봐서 나도 신기하게 쳐다봐줬다.

오토바이 가득 혼잡한 도로를 보니까 진짜 방콕에 왔구나 싶음


다시 파야타이? 마까산? 역에서 MRT로 갈아탄 뒤 왓몽콘 역으로 가는 길
포스트팬데믹이라 그런지,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쓰는 태국인이 많아보였다.
길도 살짝 까먹었고 가방 졸라 무겁지만 난 존나 쎄다.
근데 차이나타운 비포장도로를 캐리어 끌려니 안 존나 쎄다…

어찌저찌 차이나타운 안쪽에 위치한 룩 호스텔(Luk Hostel)에 도착했다.
1층에는 RISE cafe가 있었고, 카페 안쪽 문을 열고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룩 호스텔이 나온다.
구글링해봐도 한국인 후기가 잘 안나오길래, 내가 한번 직접 가보겠다는 마음으로 왔다ㅋㅋㅌㅋ
프론트에 계신 직원분이 친절하게 부대시설을 다 알려주셨다.
디파짓이 300인가 400바트였던 듯


룩 호스텔에는 개인실도 있고, 공용실도 있다.
나는 24인 혼성 도미토리를 예약했다.
방 안에 들어가니까 에어컨 소리만 쉭쉭 나고 다들 커텐 다 쳐놓고 지내는 듯했다.
다른 방은 몰라도 우리 방은 좀 소셜한 분위기가 아니었던 듯 ㅠ
일단 숨 죽이며 짐 풀고 2층에 있는 내 침대 한 번 구경했다.
커텐을 완전히 치면 사생활 보호도 다 되고, 옆에 책상같은 것도 있었다 (내 자리는 고장나있었음)
침구는 생각보다 깨끗하고 뽀송했다.
나는 2층 침대라 캐리어를 룸 밖에 있는 캐비닛에 둬야 했다. 잠금장치도 있다!
내일 아유타야에 가야해서 캐리어를 복도에 펼쳐두고 짐 정리를 하는데, 외국인들이 오가며 계속 인사해줬다 ㅋㅋㅋㅋㅋㅋ


복도는 판옵티콘처럼 모든 층에서 누가 뭘하는지 서로 볼 수 있는 구조였다.
난간에는 빨래를 널어놓나 보다.

공용 화장실 거울이 아주 넓어서 마음에 들었다!!


화장실+샤워실은 4층에 있어서
4층에 있는 도미토리룸을 배정받는다면 아주 편할 느낌 (나는 5층이었슴
도미토리 같은 곳 안 와봐서 되게 비위생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관리도 잘 되어있고 사람들도 깔끔하게 지내서 신기했다.
층별로 구경하고 나가려는데, 어떤 히잡 쓴 여자분이 말을 거셨다.
태국 번호로 이집트에 계신 엄마한테 전화 어떻게 하는지 알려달라고 해서
같이 낑낑대고 노력해봤지먼 갤럭시 잘 몰라서 실패했다.. 쏘리...

내가 좋아하는 태국 고양이 😍
태국 사람들이 고양이를 엄청 예뻐해주는지, 거리를 걷다보면 다들 저렇게 자연스레 몸을 둘둘말고 자고 있다.

태국에서의 첫 끼는 Odean Crab Wonton Noodle
완탕면 처돌이라서 역시 무엇보다 완탕면을 제일 먹고 싶었다.
수요일 오후 4시 쯤이라 그런지 손님은 두 테이블 정도 있었다.


나는 크랩 집게 들어간 완탕면 S사이즈 250바트 짜리랑, (집게발 크기따라 가격 다른듯)
새우 완탕 튀김 S사이즈, 레몬그라스 쥬스를 주문했다.

옆에 저 소스통 구경하고 있는데 금방 음식이 나왔다.
이 때까지만 해도 저걸 넣어 먹어볼 생각을 안했지 ㅋㅋㅋㅋ
그냥 주는 그대로 먹는 것이 제일 맛있는 줄 알았음


허... 예상한 만큼 맛있었다. 왜 한국에서는 저 완탕면 맛을 못 내는지 의문이다 ㅠ
홍콩에서 먹었던 맛집 완탕면 맛도 생각나고, 기분 좋게 첫 끼 성공!!


먹다보니 손님 나밖에 없슴

면은 다 못 먹어도 국물이 진짜 찐이라 꼭 먹어주세요,,


늘어진 전선, 각양각색의 사람들로 가득.
풀이 여기저기 불규칙하게 우거진 방콕이 너무 좋아

완탕면 먹고 왓몽콘역 방향으로 길을 걷다 Ba hao tian mi를 발견했다.
작년 여행 때 오려 했는데 못 왔던 곳이라, 이번 계획엔 없었지만 한번 먹어보기로 했다.



Goji berry pudding
뭔지는 모른 채 시그니처 메뉴라고 하길래 걍 시켜봤다.
저 가운데 장아찌같이 생긴 것도 두렵고
아래에 깔린 푸딩은 무슨 맛일지 가늠이 안 갔다.
일단 입에 넣으니 푸딩은 두유맛, 가운데 빨간색 물체는 크랜베리 정도??

Goji가 뭔지 궁금해서 직접 찾아보니 오미자인가 보더라!
오미자 영어로 Omija인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헤엥 길을 걷는데 사람들이 마사지샵 앞에서
닥터피쉬를 하고 있더라.
신기하네


차이나타운에 막 사람이 많아지려고 하길래
상인들이 뭐파는지 둘러봤다.
요렇게 대마초 가판대도 있다.
캐나비스가 태국어로 깐차인가?





골목 사이를 걷고 걸어서 룩 호스텔 도착!
오면서 세븐일레븐에 들러 수건 두 장을 구매했다.
나도 수건 쓰고 난간에 걸어놔야징


수건을 방에 넣어두고 6층 리빙룸에 와봤다.
루프탑 바에 음악은 틀어놨지만 아무도 없는 .. 🥲
나타나주라 말 좀 걸게~!
외로와서 리빙룸에 있던 스태프랑 얘기 좀 했다.
그리고 내 침대가서 한 시간 정도 잤던 거 같다.


눈 떴더니 저녁 8시? 느지막이 길거리 나와서 산책했다.
원래는 내일 아유타야 갈 체력 아끼기 위해서 완탕면 먹고 암것도 안하려고 했건만, 자꾸 나가고 싶더라mm


추억에 젖어서 걷다가 갑자기 근처 저장해둔 재즈바 가볼까 싶어서 바로 출발 🏇



ㅋㅋㅋㅋㅋ차이나타운 앞에서 에어컨 없는 8바트 버스를 탔다.
오랜만에 타니까 속도감 미쳤더라….
그리고 승객들은 왜 자꾸 버스 서기도 전에 뛰어내리는 건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19분 걸릴 거리를 거의 10분 만에 도착했다
미챴음 걍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목적지를 찾아 골목골목
이쪽 밤엔 사람이 잘 안 다녀서 무서웠다…!
글고 목적지 찾아가는데 어떤 남자가 자꾸 말 걸어서 영어 못하는 척 했더니 조용히 가심 ㅠ
딱 봐도 좋은 의도로 말 거는 느낌은 아닌 듯해서 무시했다.

목적지는 여기
시위라이 사운드 클럽 Siwilai Sound Club
호기롭게 문을 열었건만…!

내가 간 수요일에는 공연이 없다고 하셨다 ㅠ
걍 무섭지만 그 주변 산책해서 차이나타운까지 걸어옴^^ 뭐 어쩔거야

지나가다 편의점에 먹을 거 있나 구경 좀 하고


전갈 먹고 싶다던 ㅈㄱ이.
오면 꼭 입에 넣어줄게!


그리고 다시 룩 호스텔 가는 길.
여기도 골목이 외져서 밤엔 상당히 무섭다 ㅋㅋㅋㅋㅋ
누가 잡아가도 모를 골목이었음 ㅠ
하지만 뭐 어쩔거야.. 예약했는데 ㅎㅎ
그래서 골목 풍경 구경이나 하며 걸었다.



편의점에서 사온 태국 바디워시로 샤워하기!
호스텔에서도 판매하길래 유명한 브랜드인가 싶어 기억해뒀다가 사와봤다.
향은 딱 무난한 꽃향기였고, 한국인이면 아는 향이다.
개운하게 샤워하고 나도 타월을 난간에 걸어봤다.

꼭 알려주고픈 비타민 워터 💖
맛은 두 가지인데, 복숭아 맛보다 이 아오리 사과맛이 더 달콤했다.
방콕 있는 동안 네 번은 사서 마신듯

이건 세븐일레븐에서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주는 스티커! 옆에 적힌 숫자가 바트고, 쿠폰처럼 쓸 수 있다고 한다.
난 모르고 귀여워서 보관만 함 ㅎㅎ

첫 날 얌전하게 마무리 〰️
도미토리 첨 자봐서 아침에 작은 알람 소리 듣고 일어나야하는 것이 걱정되더라..
평소에 알람 쩌렁쩌렁하게 30개씩 맞추는데 ㅋㅌㅋㅋㅋㅋㅋㅋ
미니밴 놓치면 어쩌지? 하다가 잠듦
*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 담긴 글입니다.
밤늦게 어두운 곳은 혼자 돌아다니지 마세요!
저는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일수도 있습니다.